[ 공부 잘하는 노하우! ] 4. 학습곡선과 망각곡선을 극복하는 학습법

“공부 잘하기가 참 힘들다”라는 말과 “공부 잘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라는 말을 동시에 듣곤 한다. 물론 이 말들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진심을 말하고 있다. 어떻게 상반된 두 주장이 모두 맞을 수 있는 것일까? 자세히 관찰해 보면 전자는 공부를 아직 잘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후자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주로 하는 말이다.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는 것일까? 여기서 몇 가지 답을 찾아보도록 하자.
◎ 학습곡선 VS 망각곡선
심리학에서 학습곡선은 학습을 하는 시간 혹은 시행이 증가함에 따라 학습량이 증가하는 모양을 보여주는 곡선이다. 이 곡선을 살펴보면 학습의 초기에는 학습량이 급격히 증가하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학습되는 속도가 느려짐을 알 수 있다(P1>P2). 따라서 어느 정도 학습이 일어난 이후에는 조금의 학습량을 늘이기 위하여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반면 망각곡선을 살펴보면 학습 후 20분이 지나면 58%가 기억에서 사라지는 등 단시간 내에 많은 양의 기억이 사라짐을 알 수 있다.

이 두 곡선만 보면 공부를 잘하기가 무척 힘들다. 만약 학습곡선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가속되는 형태를 띤다든지 망각곡선이 아주 완만하게 감소한다면 공부하기가 무척 쉬울 것이다. 이 곡선들을 공부하기 쉬운 쪽으로 변경하면 아주 성공적인 공부방법이 될 것이다.
위에서 말한 학습곡선과 망각곡선은 어떤 기술을 습득하거나 기억의 경우에는 서로 관련되지 않는 항목들을 외울 때 발생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의미 있고 체계적인 지식의 경우는 반드시 이러한 곡선을 따르지는 않는다. 예컨대 수업시간에 석굴암의 역사에 대하여 배우고 있는데 지난 겨울에 경주에 가서 석굴암을 보고 와서 인상이 깊었던 것이 생각나면 단 한번 들은 내용이 기억에 저장되어 오래가기도 한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이미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데도 초보자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지식을 획득하는 것을 본다. 학습곡선과 망각곡선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다.

◎ 기억의 조직화를 통한 학습 곡선 극복방법
학습곡선과 망각곡선의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기억의 조직화이다. 이를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한 가지 권장하고 싶은 것은 수업시간에 작성한 노트와 교과서 참고서 등을 참조하여 자신의 노트를 작성해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억의 조직화가 자동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물론 이렇게 하는데 처음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한번 작성된 노트는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공부하면서 첨가, 수정되고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로 가면서 계속하여 사용되고 그 내용이 점차 풍부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조직화된 지식은 우리의 머릿속에 공고히 남아 있어서 유관한 새로운 지식을 배우면 즉각적으로 이 지식에 편입될 수 있다. 이때에는 학습곡선이 위와 같이 나타나지 않는다. 즉 예컨대 시간을 두 배로 투자하면 기억의 양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학습에 의하여 기억이 정교화 되면 기억된 내용들 사이에서 추론이 발생하여 이것이 기억되기도 하고, 인출 시에 추론을 하여 새로운 사실을 끄집어 낼 수 있게 된다. 즉 A, B, C, D를 기억한다면, 이 네 가지 항목에 의하여 추론될 수 있는 다른 사실들도 기억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내게 된다. 따라서 학습 곡선이 시간에 따라 감속하는 곡선이 아니라 가속하는 곡선으로 될 수 있다.
이러한 조직화 전략을 사용한 학습법으로 영어 단어를 암기할 때 어원 분석을 통해 학습하는 방법이 있다. 어떤 어원에서 파생된 단어를 학습하게 되는 경우 해당 어원에 대해 정교하게 조직화된 지식을 갖고 있다면 새로 학습한 단어가 그 형성된 지식에 쉽게 연결 고리를 맺어 빠른 속도로 단어를 암기하고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특정 주제에 대하여 아주 잘 정리된 지식을 형성하고 있으면 그 다음에 새로운 사실을 기억하는데 그리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그러니까 지식도 빠른 속도로 형성한다. 기억의 선순환 고리를 형성하면 공부는 쉬워지게 된다.
◎ 깊이 있는 처리를 통한 망각곡선 극복방법
학습의 효율성을 결정하는 것은 공부하는 시간의 양보다는 질이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으면서도 성적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 학생들을 자주 본다. 이러한 학생들은 대부분 공부하는데 심적인 노력 (mental effort)을 많이 하지 않고 있다. 기억에 대한 처리수준의 이론에 따르면, 정보를 처리하는 수준을 깊게 하면 할수록 기억이 더 잘된다. 따라서 아무리 공부에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그냥 책을 수동적으로 읽거나 단순한 반복 암송을 하는 것은 학습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머릿속에서 계속하여 생각하고 읽은 내용을 다른 지식에 연결시키고 가능한 경우에서 머릿속에서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 깊게 처리하는 것이고 학습이 도움이 된다. 위에서 제안한 노트의 작성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심적 노력을 많이 해야 되는 과제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아무리 좋은 노트나 참고서라 하더라도 남이 만들어 놓은 내용을 수동적으로 외우는 것은 노트를 직접 작성하는 것보다 비효율적이다.

학생들은 망각곡선을 생각하여 암기 과목은 평소 때 꾸준히 공부하는 것 보다 시험 전에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에 남아있는 양이 적기 때문에 시험과 공부하는 시간의 차이를 적게 두는 것이 유리한 점이 있다. 그러나 이는 기억해야 하는 항목들 간의 유기적인 관계가 없을 때 일어나는 것이다. 소위 벼락치기 공부를 하는 경우는 체계적인 지식을 형성하기 보다는 단순 암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으니까 시험에 가깝게 공부할수록 효율적일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이러한 방법은 좋은 학습 방법이 아니다. 당장의 시험에서는 다소 좋은 성적을 얻을지는 모르나 시험 후에는 급격히 망각이 일어나기 때문에 시험을 칠 때마다 매번 새롭게 다시 공부해야 한다.
충분히 한 영역에서 체계화된 지식이 형성되면 그 다음은 내용을 암기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문제를 푸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우리는 문제를 풀 때, 적극적으로 기억을 탐색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추론을 하고 조직화된 정보를 이용하기 때문에 심적인 노력도 훨씬 많이 하고 처리의 수준도 깊게 된다.

암기과목을 잘하는 데는 왕도가 있을 수 없다. 규칙적으로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최선이다. 다만 기계적으로 암기하지 말고 체계적인 지식으로 만들어서 기억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기억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고 공부도 쉽게 된다. 이렇게 학습된 내용은 중간고사, 기말고사, 수능 전에 매번 새롭게 공부할 필요가 없이 공고하게 기억 속에 저장되게 된다. 또한 수동적 공부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면 암기공부를 하는 자체가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더 나아가서 지능을 높일 수 있다.